간밤에 나는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이상을 보았다
마치 작은 참새 한마리가 노래하듯
탕 탕 탁타 탁타 특 특 특 특 탕 그건
그 참새가 노래했던 아주 슬픈 소곡
그 말고는 누구도 그 노랫말을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노래
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노래를 멈출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-절대!
한옥의 지붕위에서, 아직도 이상의 노랫소리가 들린다
이렇게 탕 탕 탁타 탁타 특 특 특 특 탕
하루 온종일, 죽음같은 침묵속에서, 한마리 참새처럼.
그리고 나서 나는 피씨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이상을 보았다
완전히 깨지고서, 스크린을 향해 고함을 지른다, 피씨방은
십대들의 담배연기로 묵직하고 키보드에는
포도주스가 끈적끈적하게 묻어있다(이런다고 이상을 멈출 수
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? 절대! 병력도 에너지도 너무 빨리
소모되어 버려서 상대편을 도저히 이길 수 없다
탕 탕 탁타 탁타 특 특 특 특 탕
밤새도록 지친 키보드 위에서,
네트워크로 연결된 침묵속에서, 한 무리의 참새떼처럼.
그리고 나서(당신이 이걸 믿을 수 있다면) 나는 이상이
찜질방에서 땀을 쫘악 빼는 것을 보았다, 머리카락은
참새 대가리의 깃털 같았는데, 젖은 머리가
쭈뼛 솟아있는 것이, 꼭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제일 작은 웅덩이에서
물을 마시는 한마리 참새같았다. 젖은 깃털이 마치
그를 붙잡아 둘 수 있을 것처럼. 믿지 마시길! 이상은, 흠뻑 젖은채
찜질방의 욕탕에 몇 시간이고 계속 앉아 있는데,
그의 작은 심장은 마치 하늘을 날아 다니는 것처럼 달린다
탕 탕 탁타 탁타 특 특 특 특 탕.
오늘밤 나는 어느 다방의 한 구석에 조용히 앉아
이상과 그리고 그가 이 새로운 멀티방에 대한 열광을
어떻게 생각할지를 생각한다. 아마도 그는 마음에 들어 했을 것이다,
찾아보면 아마도 작은 참새 한마리를 위한 곳이
돈 내는만큼 사용할 수 있는 멀티방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, 작은 공간
탕 탕 탁타 탁타 특 특 특 특 탕
원한다면 하루 종일 이라도, 만약 그게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
만약 그게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준다면 말이다. 정말 그건
괜찮은 생각이지 않은가? 이상을 다시 상상해보는 멋진 방법이지 않은가?
그리고 내일이면 나는 어느 디비디방에 들어 앉아 있을 것이다,
이상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보면서. 나는 참새를 단 한마리도
보지 않을 것이다, 나는 어둠속 나무 위에서 지저귀는
단 한마리 참새의 소리도 듣지 않을 것이다. 그걸 모르겠는가?
어둠속에서 재잘대는 참새의 소리를 믿지 않는가?
신경쓰지 마시길! 내가 당신에게 상기시켜 줄 수 있으니까,
그 소리는 꼭 탕 탕 탁타 탁타 특 특 특 특 탕,
밤새도록, 참새다방의 한쪽 구석에서 들려오는,
그리고 그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우면서 외로운 소리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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